다시 이민진 작가의 파칭코 다시 이민진 작가의 파칭코
이민진 작가의 ‘빠찡꼬’를 읽은 여파가 계속 남아 있습니다. 작가의 면밀한 조사와 사실적인 스토리텔링에 감동한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자, 이 작품이 하나의 판타지임을 부인할 수 없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는 아쉬움도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이것은 재일교포들의 삶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분들이 읽었을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잘 아는 것은 아닙니다. 초·중학교 시절에는 눈에 보이는 것, 경험한 것만이 나의 시야였고, 나이 들어 오래 유학한 동안에는 책으로, 논문으로, 그 연장선상의 만남과 대화로 접한 것만이 나의 시야였기에 이 또한 상당한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선자 가족의 연대기에 감동과 충격을 받기보다(그것은 어떻게 보면 이미 낯이 익은 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 한 걸음 더 들여다보면 이 탄탄한 대서사시 역시 독자를 구해주는 한 편의 아름다운 판타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뭐, 어떻게 하라는 거야! 확실히 그래요. 이 길고 고통스러운 대서사시를 읽고 독자가 구원받지 못하면 굉장히 고통스러울 것 같기도 하니까요. 아니, 일단은 판타지라 하더라도 면밀하고 섬세하게 그 시대의 리얼을 그려내는 이런 작업이 나와야 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일제강점기와 이후 재일한국인의 신산한 삶을 그린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재일교포 본인들의 손으로 쓰여진 작품이 여러 개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글로벌하게 대중에게 폭넓게 소개되고 받아들여진 작품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폭넓게 소개되지 않은 이유는 첫 번째는 시대의 차이. 20세기 및 21세기 초와 2020년 전후의 차이는… 출판 환경보다는 다른 미디어 환경에서 얼마나 천지개벽하는 차이가 있는지 여러분은 이미 알고 계십니다. 둘째, 작가가 성공적인 삶을 살아온 재미교포가 아니라 이 신산한 삶을 살아온, 현재진행형으로 살아가고 있는 자이니치 자신이었다는 것이다. 셋째, 자신의 자이니치로서의 삶의 여정을 그려내는 것 자체가 작가 자신에게는 구원이 되었을지 몰라도 독자에게는 어디에도 출구가 없는 독서 경험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점. 아닐까 싶어요. 그러나 1910년부터 1989년까지 4대에 걸친 자이니치의 삶과 역사를 그린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가 과거 문학연구/문화연구가 업이면서 소설읽기를 즐겨 하지 않는 저에게 있어 오랜만에 찾아온 중요한 문학작품임은 분명합니다. 드라마 ‘파친코1’ 요약본만 본 소감 이민진 작가의 ‘빠찡꼬’를 읽은 여파가 계속 남아 있습니다. 작가의 면밀한 조사와 사실적인 스토리텔링에 감동한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자, 이 작품이 하나의 판타지임을 부인할 수 없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는 아쉬움도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이것은 재일교포들의 삶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분들이 읽었을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잘 아는 것은 아닙니다. 초·중학교 시절에는 눈에 보이는 것, 경험한 것만이 나의 시야였고, 나이 들어 오래 유학한 동안에는 책으로, 논문으로, 그 연장선상의 만남과 대화로 접한 것만이 나의 시야였기에 이 또한 상당한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선자 가족의 연대기에 감동과 충격을 받기보다(그것은 어떻게 보면 이미 낯이 익은 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 한 걸음 더 들여다보면 이 탄탄한 대서사시 역시 독자를 구해주는 한 편의 아름다운 판타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뭐, 어떻게 하라는 거야! 확실히 그래요. 이 길고 고통스러운 대서사시를 읽고 독자가 구원받지 못하면 굉장히 고통스러울 것 같기도 하니까요. 아니, 일단은 판타지라 하더라도 면밀하고 섬세하게 그 시대의 리얼을 그려내는 이런 작업이 나와야 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일제강점기와 이후 재일한국인의 신산한 삶을 그린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재일교포 본인들의 손으로 쓰여진 작품이 여러 개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글로벌하게 대중에게 폭넓게 소개되고 받아들여진 작품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폭넓게 소개되지 않은 이유는 첫 번째는 시대의 차이. 20세기 및 21세기 초와 2020년 전후의 차이는… 출판 환경보다는 다른 미디어 환경에서 얼마나 천지개벽하는 차이가 있는지 여러분은 이미 알고 계십니다. 둘째, 작가가 성공적인 삶을 살아온 재미교포가 아니라 이 신산한 삶을 살아온, 현재진행형으로 살아가고 있는 자이니치 자신이었다는 것이다. 셋째, 자신의 자이니치로서의 삶의 여정을 그려내는 것 자체가 작가 자신에게는 구원이 되었을지 몰라도 독자에게는 어디에도 출구가 없는 독서 경험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점. 아닐까 싶어요. 그러나 1910년부터 1989년까지 4대에 걸친 자이니치의 삶과 역사를 그린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가 과거 문학연구/문화연구가 업이면서 소설읽기를 즐겨 하지 않는 저에게 있어 오랜만에 찾아온 중요한 문학작품임은 분명합니다. 드라마 ‘파친코1’ 요약본만 본 소감
드라마를 보셨다고 해서 유튜브에서 드라마 ‘빠찡꼬’ 요약을 찾아봤습니다. 연대기적으로 진행되는 원작과 달리 드라마는 과거와 현재가 오가는 편집이었습니다. 원작에 살을 붙인 설정이나 사건, 인간관계 등이 요약본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들이 담백했던 원작에 상당히 드라마틱한 효과를 주는데 드라마는 그렇게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각본가와 감독이 작품 원작의 행간을 읽어냈을 테니까요. 요약본은 1부이고, 8월에 2부가 나온다고 하고, 4부까지 나온다고 합니다(정확히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원작 글의 밀도가 높은 덕분에 영상화하는 데 있어 문행간까지 디테일하게 그려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8회 X4부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드라마 요약본만 본 소감은…1. 주인공 선자의 아역과 어머니, 아버지 역의 배우들이 정말 훌륭했습니다. 아주 훌륭했어요. 2. 성인이 된 선자 역시 말이죠. 김민하 배우. 훌륭했어요. 3. 그런데 의외로 윤여정 씨가… 그냥 윤여정 씨였어요. ㅠ 저 윤여정씨가 너무 좋아요. 이 역할은 나문희 씨가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아쉬워서. 하지만 제 주관적인 느낌일 뿐이니 저에게 너무 불평하지 마세요. 4. 이민호 씨가 청춘스타가 아니라 배우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글의 첫머리에서 ‘이 작품 또한 하나의 판타지임을 부인할 수 없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을 느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ㅠ 그 판타지를 제대로 구현하기에 딱 맞는 인물이었어요. 이민호 배우가. 5. 이삭, 모자스, 하나, 에츠코, 경희! 모두 감동적일 정도로 살아있는 인물 같았어요. 이게 연출의 힘일까요, 배우들의 힘일까요? 우문입니다. 원작과 각본과 배우들의 노력과 연출의 선한 합력의 결과일 것입니다. 6. 성공한 사업가가 되고 나서 모자수의 일본인 내연녀 에츠코가 일본인 배우인 미나미 카호(남카호)인 줄은 화면에서는 전혀 몰랐습니다만, 등장인물 리스트를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얼굴이 너무… 변해서요. 하지만 연기는 예나 지금이나 훌륭합니다. 모자수역의 박소희씨가 재일한국인임은 이미 공표되었지만(이민진 작가의 마지막 Thanks to에도 박소희씨의 이름이 있습니다), 실은 이 남과보도 재일한국인임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극중 일본인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7~9개도 있지만 단 100분의 요약을 보고 이렇게 길게 쓰는 것이 맞나 싶어서 생략합니다. ^^ 드라마 ‘파칭코2’에 대해서 드라마를 보셨다고 해서 유튜브에서 드라마 ‘빠찡꼬’ 요약을 찾아봤습니다. 연대기적으로 진행되는 원작과 달리 드라마는 과거와 현재가 오가는 편집이었습니다. 원작에 살을 붙인 설정이나 사건, 인간관계 등이 요약본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들이 담백했던 원작에 상당히 드라마틱한 효과를 주는데 드라마는 그렇게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각본가와 감독이 작품 원작의 행간을 읽어냈을 테니까요. 요약본은 1부이고, 8월에 2부가 나온다고 하고, 4부까지 나온다고 합니다(정확히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원작 글의 밀도가 높은 덕분에 영상화하는 데 있어 문행간까지 디테일하게 그려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8회 X4부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드라마 요약본만 본 소감은…1. 주인공 선자의 아역과 어머니, 아버지 역의 배우들이 정말 훌륭했습니다. 아주 훌륭했어요. 2. 성인이 된 선자 역시 말이죠. 김민하 배우. 훌륭했어요. 3. 그런데 의외로 윤여정 씨가… 그냥 윤여정 씨였어요. ㅠ 저 윤여정씨가 너무 좋아요. 이 역할은 나문희 씨가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아쉬워서. 하지만 제 주관적인 느낌일 뿐이니 저에게 너무 불평하지 마세요. 4. 이민호 씨가 청춘스타가 아니라 배우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글의 첫머리에서 ‘이 작품 또한 하나의 판타지임을 부인할 수 없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을 느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ㅠ 그 판타지를 제대로 구현하기에 딱 맞는 인물이었어요. 이민호 배우가. 5. 이삭, 모자스, 하나, 에츠코, 경희! 모두 감동적일 정도로 살아있는 인물 같았어요. 이게 연출의 힘일까요, 배우들의 힘일까요? 우문입니다. 원작과 각본과 배우들의 노력과 연출의 선한 합력의 결과일 것입니다. 6. 성공한 사업가가 되고 나서 모자수의 일본인 내연녀 에츠코가 일본인 배우인 미나미 카호(남카호)인 줄은 화면에서는 전혀 몰랐습니다만, 등장인물 리스트를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얼굴이 너무… 변해서요. 하지만 연기는 예나 지금이나 훌륭합니다. 모자수역의 박소희씨가 재일한국인임은 이미 공표되었지만(이민진 작가의 마지막 Thanks to에도 박소희씨의 이름이 있습니다), 실은 이 남과보도 재일한국인임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극중 일본인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7~9개도 있지만 단 100분의 요약을 보고 이렇게 길게 쓰는 것이 맞나 싶어서 생략합니다. ^^ 드라마 ‘파칭코2’에 대해서
1. 성인 어른 노아를 누가 연기할지 정말 궁금해요. 2부에 어른 노아가 등장할까요? 2. 원작만 읽고 나면 드라마를 보려고 했는데 1부 요약본을 보고 나면 2부나 그 이후나 일단은 요약본만 보게 될 것 같은 느낌이에요. 안 본다고 할 수는 없어요. h) 대신 원작을 다시 한 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작과 다른 부분을 아직 정면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작은 원작 그대로, 드라마는 드라마 그대로 잘 만든 아름다운 작품임에 분명합니다. 작가의 지성과 소명의식과 온화하지만 깊이 있는 글을 푸는 능력에 존경을 느낍니다. 드라마를 아름답게 만든 배우나 감독, 각본가에게도요. 일본어 역서 『파친코(상/하)』 1. 성인 어른 노아를 누가 연기할지 정말 궁금해요. 2부에 어른 노아가 등장할까요? 2. 원작만 읽고 나면 드라마를 보려고 했는데 1부 요약본을 보고 나면 2부나 그 이후나 일단은 요약본만 보게 될 것 같은 느낌이에요. 안 본다고 할 수는 없어요. h) 대신 원작을 다시 한 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작과 다른 부분을 아직 정면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작은 원작 그대로, 드라마는 드라마 그대로 잘 만든 아름다운 작품임에 분명합니다. 작가의 지성과 소명의식과 온화하지만 깊이 있는 글을 푸는 능력에 존경을 느낍니다. 드라마를 아름답게 만든 배우나 감독, 각본가에게도요. 일본어 역서 『파친코(상/하)』
일본어 번역서가 내일모레쯤 도착할 것 같아요. 일본어 번역서가 내일모레쯤 도착할 것 같아요.
첫 번째 문장을 읽었지만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아요. 여러번 반복해서 죄송합니다만, 번역서, 특히 문학 번역서를 읽는 것에 아무런 기대를 두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ㅠ 제 번역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일본어로 읽는 경험이 저에게 의미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일본인이 이 작품에서 어떤 독서 경험을 했는지, 하는지 궁금하니까요. 첫 번째 문장을 읽었지만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아요. 여러번 반복해서 죄송합니다만, 번역서, 특히 문학 번역서를 읽는 것에 아무런 기대를 두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ㅠ 제 번역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일본어로 읽는 경험이 저에게 의미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일본인이 이 작품에서 어떤 독서 경험을 했는지, 하는지 궁금하니까요.
이상 이민진의 파친코 독후감 및 드라마 감상이었습니다! 이상 이민진의 파친코 독후감 및 드라마 감상이었습니다!